ThinkWise 그 출생의 비밀을 밝힌다!!

글쓴이: 정영교


90년대 중반 ThinkWise를 개발하게 된 가장 큰 계기를 든다면 심테크시스템의 본업인 시뮬레이션 컨설팅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에서였습니다. 

86년 미국의 산호세에 있는 시뮬레이션 컨설팅회사에 취업하면서 처음에 너무 큰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습니다.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모토롤라 반도체 공장의 생산계획 시스템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주문자 생산형 반도체(ASIC) 공장의 스케쥴링은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복잡한 제조공정이라고들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모토롤라, CTX라는 반도체 이송설비업체, 그리고 PRTM이라는 컨설팅업체와 컨소시엄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해나가면서 지금도 인상 깊게 남는 부분이 PRTM의 Mike Havern이라는 책임자입니다. 
힘에 버거운 프로젝트인지라 처음부터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밤새워 다음날 미팅 준비를 하는 것은 다반사였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준비해서 미팅 시각이 다가오면, 검은 선글라스에 재규어 스포츠카를 타고 나타나 여유 만만하게 들어서는 마이크, 5분 정도는 농담과 익살로 기다리는 사람의 분위기를 풀어준 후, 각자 맡은 영역의 보고와 토론이 진행됩니다. 30분쯤 지나가면 예외 없이 마이크의 발언 횟수가 늘어나면서 후반 10분 사이에 마이크가 전개하는 논리와 결론은 거의 예술이었습니다. 마지막 10분은 다시 유머와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꾸면서 유유히 사라집니다. 
마이크와의 회의는 60분을 넘는 적이 없었습니다. 마이크가 60분간 연출하는 능력에 마음 속으로는 감탄사를 연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매번 며칠을 고민하면서 준비해온 나 자신의 사고력이 정말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과연 저 아저씨는 뭘 먹고 살길래 나와 이렇게 다른 사고력을 가진 것일까?” 
결론은 훈련이었습니다. 
그는 나와 다른 교육과 경험을 통해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갖추어 왔다고 생각하니, 지금부터라도 마이크처럼 넓고 깊게 사고하는 훈련을 하는 것만이 나 자신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방법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그 이후 나의 사고력 향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생산시스템 시뮬레이션이 나의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던 중 어느 날 "방대한 자료와 정보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데 지금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라고 자문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주로 엑셀을 사용했었습니다. 엑셀로 글을 쓸 수도 있고, 계산도 할 수 있고, 도형을 이용해서 보고서를 만들기에도 딱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뭔가 매우 복잡한 문제를 분석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는 엑셀로는 2%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90년 초반부터 몇 번 접한 맵핑 기술법(마인드맵핑)이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6개월간에 걸쳐 마인드맵핑에 관한 자료와 제품을 검토한 결과, 이러한 기술 방식이 나처럼 많은 생각을 깊고 넓게 하면서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해외에 나와있는 소프트웨어 제품이라고 해봐야 고작 손으로 그리는 것을 컴퓨터에서 흉내내는 수준의 초기단계였습니다. 나의 시각으로 봤을 때 마인드 맵핑의 가치와 이에 적용될 수 있는 공학적이고 기술적인 개념들을 제대로 구현한 제품은 없었습니다. 
제품 개발의 결정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제대로 된 마인드맵핑 제품을 개발해서 내가 하는 일에만 써먹어도 성공이고, 나아가 주변의 친구 자녀들이 학교에서 공부할 때 써서 효과를 보기만 해도 성공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이런 결심을 이미 확고히 한 후, 주변 사람들과 직원들의 반응은 정 반대로 나왔습니다. 
돈 주고 사지는 않을 것이다., 글쎄 그런 게 필요할 것 같지 않다. 등등. 
실망은 커녕, 계획한 대로 1차 프로토타입 개발에 착수 한 후 시간이 흘러 부족하지만 ThinkWise의 첫 버전이 완성되었습니다. 
초기에 생각했던 사양의 반정도 밖에 구현을 못했지만 사람들은 내가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주변의 연구원, 교수, 컨설턴트들을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97년 12월 교육용 소프트웨어 전시회에 선을 보이는 상황까지 진행되었고 ThinkWise라는 제품의 개발과 판매라는 본업과 동 떨어진 새로운 일거리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 전시회에서 있었던 한가지 에피소드, 찾아온 교사들에게 아무리 설명을 해도 여기 걸려 있는 지리 맵 말고 세계사 맵은 팔지 않느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마인드맵핑의 효과는 자신이 스스로 맵핑을 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설득시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공부 잘하는 사람, 일 잘하는 사람, 마이크처럼 컨설팅 잘해서 문제를 잘 푸는 사람, 모두의 공통점은 깊고 넓게 생각하면서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을 가진다는 사실과 그러한 창의적이며 논리적인 사고력의 개발에 ThinkWise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남들이 가지 않는 먼 개발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전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지난 과정들 속에는 말 못하는 어려움과 고통도 많았지만(다음 기회에 소개 드리죠!) ThinkWise를 통해 큰 변화를 겪었다는 고객들의 이야기들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진보된 개념 및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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