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5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5년이라는 시간을 되돌아 보면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이루었으며 앞으로 무엇을 이루려 하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1991년 시뮬레이션 전문기업으로 시작한 이후 ThinkWise에만 매진해온 지도 18년이 되었습니다. 올해 3월초 해외 불로그에 기고했던 내용을 토대로, 시각적 사고분야의 과거와 현재를 요약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전망하고자 합니다. (원본 보기 링크)
동굴 벽화가 증명하듯 시각적 사고는 인간이 타고나는 사고 특성 중의 하나입니다. 정도와 방법의 차이는 있어도 누구나 날마다 시각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날 생각을 트리구조로 표현하는 시각적 매핑SW는 창의적이며 논리적인 사고를 도와주는 많은 방법과 도구 중의 하나입니다.
시각적 매핑 분야의 태생과 발전을 단순히 SW 도구의 관점에서 살펴봅시다. 정보를 계층구조적인 트리형태로 표현하는 다이어그래밍 SW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손으로 그리는 마인드맵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90년대 중반에 이르러 마인드맵을 좀더 자유롭게 컴퓨터로 작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텍스트와 문장이 아니라 핵심어를 공간적으로 배치하는 맵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유로운 발상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 것 입니다.
2001년 ThinkWise(수출 상품명 MindMapper)가 맵을 워드문서로 변환하는 기능을 시카고 COMDEX에서 선보이면서 시장을 열광시켰습니다. 그 후 10년이 지나면서 온라인 협업을 통한 자유로운 팀단위 발상과 소통이 가능하게 되었고, 바야흐로 2016년 현재 모바일과 클라우드를 통한 팀단위 협업은 모든 기업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시각적 매핑 SW가 이루어낸 가장 큰 가치와 기여는, 전문가만이 할 수 있던 시각적 다이어그래밍라는 작업을 일반인들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해준 것입니다.
즉, 모든 사람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시각적 사고능력과 전뇌활용 능력을 자신의 행복과 사회적 성공에 발휘하도록 도와준 부분입니다.
그러나 시각적 매핑 SW가 아직도 메인스트림 제품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시각적 사고와 마인드맵을 구분하지 못하며, 시각적매핑과 마인드매핑의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확산적으로 펼쳐진 것은 모두 마인드맵이라고 인식하는 현실에서 과연 그러한 기대 자체가 유효한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각적 사고와 도구는 마인드맵 이전부터 존재하였고, 트리구조에 국한되지도 않습니다. 시각적매핑SW가 등장하면서 마인드맵의 특징과 효과를 무분별하게 부각한 탓에, 마인드매핑은 시각적사고를 총칭하는 버즈워드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즉, 많은 시각적 매핑 SW 회사들이 마케팅을 위해 앞다투어 마인드맵이라는 용어를 내세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자는 그것이 트리구조로 생각을 시각화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간파하게 되었고, 시각적 매핑 SW는 2005년 이후 국내외 시장에서 인기를 점차 잃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SW로 작성한 맵에서 마인드맵이 갖는 본래의 암기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각적 매핑을 잘 하기 위해서 손으로 작성하는 마인드맵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각적 매핑 SW 시장은 마인드맵이라는 용어를 활용하여 성장했지만, 시각적 매핑이 갖는 본질적 정체성을 스스로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소금은 모든 음식에 사용됩니다. 그러나 소금을 음식이라고 내놓지 않습니다.
시각적 사고는 태초 이래로 모든 사람의 일상활동 속에 있어왔고, 마인드매핑과 시각적 매핑 도구는 시각적 사고의 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2000년 초반 다들 아는 이 분야의 한 외국 회사가 그들의 매핑 제품을 Project Management 도구로 포지셔닝하여 새로운 시도를 하였지만 결국 사업적으로 큰 실패를 하였습니다. 마인드매핑과 시각적 매핑은 그룹웨어나 ERP, KMS 등과결합하여 시너지를 낼 수는 있어도 처음부터 그들을 대체하는 새로운 상품이 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시각적 매핑 SW는 앞으로 크게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첫째는 Groupware, KMS, 등 기존의 Mainstream 제품과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입니다. 둘째는 인공지능, 데이타베이스, 빅 데이타와 같은 원천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화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은 좌뇌 위주의 발상과 소통에서 우뇌와 전뇌를 활용하는 창의적 발상과 클라우드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협업이라는 소통방식에 대한 시대적 필요성입니다.
전세계적인 장기불황 속에서 모든 국가가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기업 위주로 꾸려온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 경제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모든 영역에서 산업시대적 경쟁력을 글로벌시대의 경쟁력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입니다. 그 변화의 시작은 교육에 있으며 완성은 기업에서 이루어집니다. 모든 학교와 기업에서 창의적 발상과 소통이 뿌리내리고,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으로 승화되는 과정을 가속화 시키는 것, 그것이 ThinkWise가 가야 할 길입니다.
지난 25년이 그러했듯이, 자갈 밭을 갈아 벼를 심는 마음으로 아무도 가지 않는 모험의 길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입니다.
척박한 한국의SW산업 생태계 변화에 국민 여러분의 작은 관심이 절실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영교
2016.5.15.
